홧병은 울화병이라고도 하는데 중년 이후의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우리나라의 독특환 문화관련 증후군입니다. 홧병이란 명칭은 화가 나는 일을 당하고도 그것으 잘 풀지 못하였을 때,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가슴에 응어리로 남아 결국에는 여러 신체 및 정신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슴 속 응어리를 우리나라에서는 ‘한’이라고도 하는데, 현대 정신의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신체화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라고 하느 것이 적합할 것 같습니다.
주 증상은 열감(흔히 가슴에서 열불이 난다 라고 표현하는 경우), 목에 뭐가 걸린듯한 느낌, 가슴이 답답하고 치밀어 오르는듯한 느낌, 그 외다양한 신체증상과 함께 불안, 우울, 안절부절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어디론가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 등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증상은 수년이상 오랜 기간에 걸쳐 만성적인 경과를 밟으며, 현대 일반의학으로 명확한 병소가 발견되지 않아 여러 가지 치료를 전전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여인들이 품고 살았던 한과 분노가 주된 원인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서 나타나는 정신적, 육체적 증상들도 홧병의 개념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홧병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 심리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고생스러운 시집살이 (시부모, 남편과의 갈등), 가난과 고생, 사회적 좌절, 억울하고 분함, 증오, 절망 등의 감정들이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면서 홧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봅니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풀지 못하는 억울하고 가슴 답답한 일들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과도한 업무, 사업 실패나 타인과의 금전 관계에서 오는 재산상의 손실, 자녀의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시험 낙방, 성격문제, 자신의 오랜 지병, 가족의 갑작스런 사망, 정보의 홍수, 교통 체증, 정치에 대한 불만족감, 날마다 치솟는 물가고, 집값 또는 집세의 폭등에 따른 불안감과 낭패감, 편중된 정서 장애, 정서의 급격한 변화 등등 수 없이 많은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홧병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정이 응어리로 쌓이지 않도록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가까운 사람 즉, 가족이나 친구, 연인, 선후배들과의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불만이나 분노를 건강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사람은 절대 홧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기 주장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지지말고 공격해라”는 뜻이 아닙니다. 앞뒤 가리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나면 순간적으로는 속이 시원하고 스트레스가 감소될 수는 있으나, 그 결과 오히려 더 심각한 대인관계의 문제를 일으켜 이전보다 더한 어려움과 분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기 주장은 사회적으로 용인되면서 건강한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자신만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법을 터득해서 마음속에 응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홧병은 생각보다 치료가 쉽지가 않습니다. 흔히 주위 사람들이 온갖 조언을 하지만 오히려 치료에 혼란이 오기 쉽습니다. 그냥 잊어라, 기분전환이나 해봐, 신경 쓰지마, 마음만 잘 먹으면 되니까 무시해라, 양약, 한약, 안수기도, 굿 등 무수한 조언을 합니다. 가끔 우연하게 증상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그리 쉽게 낫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홧병의 근본 원인이 마음, 감정, 성격에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환자 자신이 원인을 알고 있더라도 자기 마음대로 쉽게 해소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생긴 홧병은 스스로 고치기가 힘듭니다. 치료의 일반적인 지침은 다음과 같습니다.